측정 후 10~15분 정도의 휴식을 취하고 두 번째 측정을 하게 되는데, 이 때 비로소 그동안 자신이 소화한 훈련을 통해 스피드능력이 향상되었는지 아닌지를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측정된 기록의 편차는 첫 번째 최고의 속도로 달린 기록의 ±5초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 가령 첫 번째 2000m 측정에서 6분50초에 달렸다고 가정하면 두 번째 측정에서는 6분 55초와 6분 45초 사이가 나와야 정상이라는 것이다.
기록 단축이 더 되면 더욱 좋은 것 아닌가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그정도 단축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5초 이상 줄었다면 첫 번째 측정에서 자신의 최고속도로 달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는 측정값이 무의미해진다.
그러나 엘리트 선수들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통상 ±5초 안에서 두 번째 측정값이 나오는 것은 맞지만 라이벌끼리 기록 경쟁이 붙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폭발적인 기량을 발휘해 기록 단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어디까지나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선수들의 얘기이고, 마스터스에서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지도자들은 이 두 번째 기록을 지표로 삼아 이후 훈련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마지막 세 번째 측정에서는 지구력을 파악하게 된다. 두 번째와 마찬가지로 10~15분 정도의 휴식을 취하고 측정에 임하는데, 이미 두 차례 레이스를 치렀으므로 피로를 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러므로 그 부족한 만큼 속도를 내기가 힘들어지겠지만 두 번째와 마찬가지로 첫 번째 기록과의 차이가 5초 이내로 작성되는지를 본다. 이 측정을 통해 자신의 지구력이 얼마나 유지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만약 기록이 확연히(5초 이상) 저하되었다면 이후 훈련에서는 지구력을 보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화해야 할 것이다.
3번의 기록측정, 용도 모두 다르다
그런데 왜 하필 각 측정 시마다 10~15분 정도만 휴식을 취해야 하는 걸까?
일단 첫 번째 측정 후 완전 회복이 되도록 오래 휴식을 취한다면 결국 첫 번째와 같은 본연의 스피드와 지구력을 두 번째에서도 발휘하게 되므로 측정의 의미가 떨어진다. 보통 10여분 정도의 휴식을 취하면 심박수는 안정 시 심박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지만 체내에 축적된 젖산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10~15분 후에 다시 달리면 출발과 동시에 심박수가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고 에너지의 소비도 급격히 많아진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기록 편차는 이런 이유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도 마찬가지다. 기록 측정은 이후 훈련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어떤 훈련을 하던 저마다 분명한 목적이 존재하며, 그것을 정확히 이해하고 훈련하면 결과도 정확하게 나온다.
동호인들 중에서 훈련은 정말 열심히 하는데도 기록은 항상 제자리걸음인 이들이 있다. 그들은 ‘난 안 되는구나’ 하고 푸념하기 전에 어디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진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주위의 동료들의 지적을 귀담아 듣는 것도 중요하다. ‘나보다 기록도 나쁘면서 코치를 해?’ 이런 식으로 기분나빠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 여러분이 흘려 듣는 동료의 지적은 의외로 더 정확할 수 있다. 유명한 지도자나 고수들 말만 듣지 말고 가장 가까이 있는 이들 말부터 듣도록 하자.
글_ 차한식 감독 ㅣ 사진_ 이정실 기자 - Copyrights ⓒ 러닝라이프
출처 : 러닝라이프l2010.05.03
<동호인도 기록측정은 필수>
기록측정이 마라톤 훈련 중 상당히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마스터스 러너들은 제대로 된 방법과 필요성을 전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단지 힘들다는 이유로 기록측정을 기피하는 이들도 있다. 필자는 선수시절 3000m 측정을 하면 첫 기록이 8분 5~7초, 두 번째 기록이 8분 7~10초 정도였지만 세 번째 기록이 8분 10~15초 정도로 대폭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결국 필자의 경우 스피드는 있지만 지구력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얻고 평소 훈련 스케줄에서 크로스컨트리를 통해 지구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었다. 여러분도 기록 측정을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