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들이 기록향상을 위한 대표적인 훈련으로 알고 있는 인터벌 트레이닝은 질주 사이에 불완전 휴식을 함으로써 신체능력 향상을 꾀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이와 반대되는 개념의 기록 향상 훈련도 있다. 바로 질주와 완전 휴식을 반복하는 레피티션 트레이닝이다.
초보자도 실시할 수 있는 스피드 향상 훈련
요령은 간단하다. 일정 거리를 전력으로 질주한 후 달리기를 멈추고 걸으면서 맥박이 달리기 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질주를 한다. 질주의 거리는 꼭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150m, 200m, 350m, 400m, 600m, 1000m가 보편적으로 선택된다. 휴식은 거리를 따지지 않고 2~10분 정도 천천히 걸으면서 맥박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린다.
반복 횟수는 150~400m의 경우 7~10회, 600~1000m의 경우 3~5회 정도로 잡는다. 거리가 대체로 짧고 질주 후 완전 휴식을 취하게 되므로 질주의 속도는 인터벌 훈련보다 빨라야 한다. 비교적 훈련 거리와 시간이 짧지만 레피티션 훈련은 다른 도로훈련과 다름없는 체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같은 날 다른 훈련과 함께 실시해서는 곤란하다. 또한 훈련 전에는 체력이 충분한 상태를 유지해야 스피드 향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 훈련은 최대산소섭취량을 늘리는 한편 최대스피드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지구력은 좋은데 아무리 용을 써도 속도가 나지 않는 러너라면 인터벌 훈련보다는 이 레피티션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기초체력이 부족한 러너 역시 이 훈련과 근력훈련을 함께 실시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최대스피드 끌어올려 기록 단축하는 원리
레피티션 훈련은 호주와 미국의 중·단거리 주자들이 주로 실시하던 것인데, 마라톤이 점차 스피드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현재는 장거리에도 도입됐다. 현재 일본 선수들이 이 훈련을 많이 실시하며 우리나라 엘리트 선수들도 실시한다.
이 훈련법을 접하는 동호인들 중에는 질주의 거리가 짧아서 과연 장거리 달리기에 효과가 있을까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피드 향상을 꾀하려면 궁극적으로 100m, 200m와 같은 단거리 기록부터 좋아져야 한다. 그 스피드가 점차 긴 종목에도 영향을 미처 마라톤을 실시함에 있어서도 기록 단축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봉주 선수가 한때 도로경기를 접고 5000m 트랙경기에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록 젊은 선수들과 경쟁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성기 시절의 빠른 페이스에 다가가는 데 성공하면서 재기를 할 수 있었다.
젊은 주자일수록 레피티션 훈련을 통해 자신의 최대스피드를 당겨놓는 것이 좋다. 그래야 나이가 들어 스피드를 향상시키기 어렵게 돼도 자신이 가진 스피드를 유지·관리하면서 고른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단, 육상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동호인들의 경우에는 나이가 들어 레피티션 훈련을 실시해도 충분히 스피드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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