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에게 너무 먼 거리를 달리게 하지 마세요.’
어린이는 원기회복이 빠르다. 힘들어도 금세 회복된다. 하지만 무릎과 발목이 약하다. 게다가 뼈끝에 연골세포로 된 성장판이 있다. 성장판과 뼈는 매우 여리고 약하다. 이곳에 심한 충격이 가해지면 연골세포가 다친다. 뼈에도 금이 가기 쉽다. 피로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하면 종아리나 정강이 근육이 기능을 잃을 수도 있다.
가끔 일부 매체에서 초등학생 어린이가 하프코스(21.0975km)에서 입상한 것이 화제로 다뤄진다. 어른보다 원기회복이 빠르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이가 너무 먼 거리를 달리면 자칫 성장판이 손상될지도 모른다. 국제스포츠의학회는 나이에 따라 달리는 거리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9세 이하 3km, 10∼11세 5km, 12∼14세 10km, 15∼16세 21.1km, 17세 30km’가 그것이다.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려면 18세가 넘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달리는 시간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18세 이전엔 1회 1시간 30분을 넘지 못하게 한다. 그것도 14세까지는 1주일에 3회, 15∼18세는 1주일에 5회를 넘겨서는 안 된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는 뼈가 굳어야 비로소 할 수 있다. 뼈가 굳는 나이는 인종, 남녀, 개인에 따라 각각 다르다. 서양 남성들은 19∼20세가 되면 뼈가 완전히 굳어 마라톤 풀코스를 뛸 수 있다. 동양 남성들은 이보다 1∼2년 늦다. 여성은 남성보다 1∼2년 빠르지만 한국 여성들은 서양 여성보다 약간 늦게 뼈가 굳는다. 국내 감독들은 남자 선수의 경우 대학 3, 4학년이 돼야 풀코스를 처음 뛰게 한다. 대학 1, 2학년 때는 하프코스를 뛰다가 기권하는 게 보통이다.
김화성 기자 mars@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