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이 '나쁜 영양소'로 여겨지는 이유는 현대인의 잘못된 식습관 탓이다. 많은 사람들이 밥 대신 라면·국수·빵 같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단순당 식품으로 배를 채우는 경우가 많다. 외식이 많은 탓에 밥도 백미로 먹는 경우가 많다. 활성산소와 만성염증을 유발하는 설탕, 액상과당 범벅인 과자·아이스크림 같은 가공식품을 간식으로 즐겨 먹는다. 이로 인해 당뇨병·비만·이상지질혈증 등의 생활습관병은 늘고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지금보다 밥을 훨씬 많이 먹고 탄수화물 섭취 비율(1969년 80.3%, 2012년 64.9%)도 높았지만, 생활습관병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는 "당시에는 건강에 유익한 보리·현미 같은 통곡물을 많이 먹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탄수화물은 무조건 기피해서는 안 된다. 총 열량의 55~70%는 탄수화물로 섭취해야 한다. 대신 질 좋은 탄수화물을 먹어야 한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고광석 교수는 "통곡물을 많이 섞은 밥, 채소, 과일 등 자연 식품을 적당량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50세 이상에서는 탄수화물 섭취량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한국영양학회에 따르면 10~40대까지는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높지 않지만 50세가 넘으면 탄수화물 섭취가 급격하게 증가한다.
☞좋은 탄수화물·나쁜 탄수화물
좋은 탄수화물은 당(糖)분자가 3개 이상 결합돼 있는 복합당을 말한다. 현미·통보리 등 곡류의 겉 부분에 많고, 양배추·브로콜리·연근 같은 채소에 주로 들어 있다. 나쁜 탄수화물은 당분자가 3개 미만 결합돼 있는 단순당이다. 백미·밀가루와 같은 정제된 곡류, 설탕, 과일의 과당(果糖)이 대부분 단순당이다. 초콜릿·과자·탄산음료 같은 가공식품에도 많이 들었다. 감자·고구마는 복합당이지만, 단순당으로 빨리 분해되므로 적게 먹어야 한다.
출처 : 2014년 5월 14일 조선일보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